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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머무는곳



      3월에 내리는 눈을 보라 / 유리바다-이종인
      
        
      꽃을 오래 보며 사는 사람은 복이 있다
      교만도 사그라들고
      고집도 조각조각 흩어지고 말아
      끝내 꽃으로 우는 법을 배운다
      꽃을 예쁘게만 보는 그대여
      3월에 내리는 눈을 보라
      싸늘한 바람을 거느리고 꽃이란 꽃을 
      모조리 때리나니
      겨울이 해마다 꽃 속의 한 남자와 
      은밀히 사랑을 나누다가
      열두 달 임신 끝에 봄을 낳았으나
      서방님이 이 계절 저 계절 이어가느라
      한 해 두 해
      속 이불처럼 들썩이다 사라지기만 하니
      진통으로 낳은 봄에 눈물이 없겠냐
      겨울의 눈물은 꽃에 내리는 눈이다
      꽃은 사방으로 기쁨을 주지만
      꽃이 벌거벗었으므로 
      아름답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3월에 내리는 눈은
      꽃에 옷을 입혀주기 위해
      겨울이 모성의 눈물로 소복소복 
      눈을 뿌리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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